마다가스카르 자연 여행 – 바오밥 가로수길과 여우원숭이 탐험
사람들의 여행 목적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자연 그 자체를 느끼기 위한 여정은 특별합니다. 우리는 때로 숨 가쁜 도시의 일상을 내려놓고, 원초적이고 순수한 생태계 속으로 발을 들이고 싶다는 갈망을 느끼곤 합니다. 그럴 때 눈을 돌려보면, 아프리카 동쪽 끝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조용히 당신을 부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다가스카르는 인도양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며, 아프리카 동부, 모잠비크 동쪽에 위치한 섬 국가입니다. 오랜 세월 다른 대륙과 단절된 채 독특한 생물권을 형성해온 곳입니다. 무려 90% 이상의 동식물이 이 섬에서만 서식할 정도로 독립적인 생태계가 발전해왔고, 그중에는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바오밥 나무와 여우원숭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하면서, 인간이 만든 어떤 랜드마크보다 더 장엄한 지구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 입니다.
마다가스카르 바오밥 가로수길
마다가스카르 서쪽 해안의 소도시 모론다바(Morondava) 근처에는 아주 특별한 길이 있습니다. 흔히 ‘바오밥 가로수길(Avenue of the Baobabs)’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키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바오밥 나무들이 도로 양쪽에 줄지어 서 있는 환상적인 장소입니다. 이 나무들은 평균 수령이 800년 이상이며, 일부는 1,0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치 공룡 시대의 유적처럼 우뚝 솟은 나무들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선 감동을 선사합니다. 바오밥 나무는 일반 나무와는 전혀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뿌리가 하늘을 향해 자란 듯한 모양새 덕분에 ‘거꾸로 선 나무’라는 별명도 있지요. 특히 일몰 무렵, 붉게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바오밥 나무들이 그림자처럼 펼쳐지는 모습은 많은 여행자들이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어하는 명장면입니다. 가로수길은 일반 도로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투어 차량이나 사륜구동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포장 도로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11월~3월 사이에는 차량 접근이 어려울 수 있어, 건기인 4월~10월 사이가 여행에 적기입니다. 지역 가이드를 통해 방문하면 단순히 나무를 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오밥이 어떻게 생존해왔는지,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여행의 질이 달라집니다.
마다가스카르의 아이콘, 여우원숭이를 찾아 떠나는 숲속 트레킹
영화 <마다가스카르> 덕분에 우리에게 익숙해진 여우원숭이(Lemur)는 사실 이 나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동물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여우원숭이 종류만 100종 이상이며, 그 중에서도 인드리(Indri)라는 종은 몸집이 가장 크고 사람처럼 노래하듯 울음을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여우원숭이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동쪽으로 3시간 정도 떨어진 안다시베-만타디아 국립공원(Andasibe-Mantadia National Park)입니다. 이곳은 열대 우림 지대에 조성된 보호 구역으로, 비교적 낮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어 다양한 야생 동물과 식물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트레킹은 일반적으로 현지 가이드 동반 하에 진행되며, 산책로는 비교적 평탄한 편이라 트레킹 경험이 많지 않아도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아침 일찍, 혹은 해질 무렵에 트레킹을 진행하면 여우원숭이의 활발한 행동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나무를 뛰어오르거나, 짝짓기 울음을 지르는 모습은 다큐멘터리 속 장면을 직접 눈앞에서 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입장료는 약 45,000 아리아리(한화 약 15,000원)이며, 영어를 구사하는 가이드를 원할 경우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원 인근에는 자연 친화적인 숙소들이 여럿 있어, 자연을 온전히 느끼며 하룻밤을 보내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별빛이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에서 듣는 여우원숭이의 울음소리는 여행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습니다.
마다가스카르 여행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들
마다가스카르는 여행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지만, 그만큼 준비할 것도 많습니다. 날씨의 경우에도 한국과는 계절이 반디이기 때문에, 챙겨야할 옷도 여러가지 입니다. 특히 낮에는 덥고 밤에는 쌀쌀한 편입니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4~10월 사이 건기일때 맑고 건조하여 여행하기 좋습니다. 또한 마다가스카르 여행시 중의해야할 부분은 비자입니다. 비자의 경우, 한국 국적 여행자는 도착 비자(Visa on Arrival)를 통해 30일 이내 체류가 가능하며, 수수료는 약 35달러입니다. 비자의 발급은 마다가스카르 국제 공항 도착시 발급 받을 수 있으며, 그 전에 전자 비자로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하며, 귀국 항공권이나 일정표를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항공편은 한국에서 직항은 없으며,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 이스탄불(터키), 파리(프랑스) 등을 경유해 안타나나리보 국제공항(Ivato Airport)으로 들어갑니다. 경유 시간 포함 24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하므로, 일정 여유를 넉넉히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에서는 아리아리(MGA)가 사용되며, 신용카드는 일부 고급 숙소나 식당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따라서 일정 금액은 유로 또는 달러를 현지에서 환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넷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거의 터지지 않는 수준이며, 로밍보다는 Orange나 Airtel, Telma 등의 현지 통신사를 통해 SIM 또는 eSIM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말라리아 발생 지역이 많기 때문에 출국 전 예방약 복용을 고려해야 하며, 긴 소매와 모기 기피제, 손 소독제 등 위생 관련 용품도 반드시 챙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력 사정도 일정치 않아, 정전이 잦고 핸드폰 충전조차 여의치 않을 수 있으므로 보조배터리와 헤드랜턴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마다가스카르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행지는 아닙니다. 교통도 불편하고, 생활환경도 우리가 익숙한 기준에서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인간의 손길이 덜 닿은 자연은 원초적이면서도 순수하고, 여우원숭이나 바오밥 나무와 같은 생명체들은 우리가 자연에 대해 잊고 지냈던 감정을 되살려 줍니다. 이 섬에서의 하루는 느립니다. 인터넷과 각종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디지털 디톡스를 하면서, 살아 숨쉬는 숲속을 걷고, 원주민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별빛 아래서 잠드는 경험은 도시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감동입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 속도를 늦추고 싶어질 때가 생기거나 혹은 정말 살아있는 지구를 느끼고 싶을 때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하게 된다면, 조용하지만 확실한 감동으로 여행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