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 스페인 남부일주 여행 일정표 (그라나다~세비야 루트)
스페인 남부 여행의 시작은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짙게 남아있는 그라나다에서 시작됩니다. 국제선을 통해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를 경유한 후, 국내선 혹은 고속철도를 이용해 그라나다에 도착하게 됩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로 약 40분, 택시를 이용하면 약 25분 정도 소요됩니다. 첫날은 시차 적응과 긴 비행으로 인한 피로를 감안해 무리하지 않는 일정을 추천드립니다.
1일차 - 그라나다에서 여유로운 시간
도착 후 숙소에 짐을 풀고 여유롭게 식사를 하며 현지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특히, 그라나다는 ‘타파스의 도시’로 불릴 만큼 바에서 음료를 시키면 무료로 제공되는 다양한 타파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언덕 위의 알바이신 지구(Albaicín)를 천천히 걸으며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좁은 골목길과 하얀 벽, 전통 무데하르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곳입니다. 해질 무렵에는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de San Nicolás)에서 바라보는 알함브라 궁전과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절경이 여행의 첫날을 완벽하게 장식해줄 것입니다.
2일차 – 알함브라 궁전과 그라나다 시내의 역사 속으로
이틀째는 그라나다의 상징이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건축물인 알함브라 궁전(Alhambra Palace) 관람으로 시작됩니다. 이슬람 왕조였던 나스르 왕조의 영광을 품고 있는 이 궁전은 아름다운 정원과 섬세한 타일 무늬, 수로와 분수로 가득 차 있어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나스르 궁전, 카를로스 5세 궁전, 그리고 제네랄리페 정원은 각각 고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어 약 3시간 이상은 여유롭게 둘러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오후에는 그라나다 시내 중심으로 이동해 그라나다 대성당(Catedral de Granada)과 왕실 예배당(Capilla Real)을 관람합니다. 이곳은 가톨릭 왕들인 이사벨 여왕과 페르디난드 왕이 잠든 장소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웅장한 건축미를 자랑합니다. 시내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기념품 숍과 로컬 카페들이 있어, 여행의 피로를 달래며 스페인식 디저트 ‘피오노노(Pionono)’를 곁들인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저녁에는 바에서 타파스를 즐기며 세비야로의 이동을 앞둔 기대감에 잠기게 될 것입니다.
3일차 – 론다의 절벽 마을을 거쳐 감성 마을 미하스로
여행의 세 번째 날에는 본격적인 이동이 시작됩니다. 그라나다에서 출발해 먼저 중세풍의 절벽 도시인 론다(Ronda)를 경유하게 되는데, 이곳은 가파른 절벽 사이에 지어진 도시로, 인상적인 누에보 다리(Puente Nuevo)와 오래된 투우장으로 유명합니다. 천천히 걷기 좋은 이 도시에서는 절벽 아래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한적한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전통 건축물들은 사진으로 담아두기에도 좋습니다. 론다에서 미하스로 이동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마을이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미하스(Mijas)는 지중해 연안의 고요한 언덕 위에 자리한 하얀 마을로,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진 흰색 벽과 파란 화분들이 동화 같은 풍경을 자아냅니다. 특히 당나귀 택시(Burro Taxi)는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가족 여행지로도 훌륭한 선택이 됩니다. 미하스에서의 하루는 여유롭고 감성 가득한 여행의 쉼표와도 같은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4일차 – 해안도시 말라가를 지나 세비야로 이동
넷째 날 아침, 미하스를 떠나 차로 40분 거리의 말라가(Málaga)로 이동합니다. 이곳은 피카소의 고향이자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과 아름다운 해변이 인상적인 도시입니다. 여행 중간에 잠시 해변에서 바다 내음을 느끼며 산책을 즐기고, 피카소 박물관(Museo Picasso Málaga)이나 말라가 대성당을 들러 예술적인 영감을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오후에는 스페인 남부의 또 다른 중심 도시인 세비야(Sevilla)로 이동하게 됩니다. 기차를 이용하면 약 2시간, 렌터카로는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세비야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심장이라 할 수 있으며, 플라멩코와 투우, 이슬람-기독교 혼합 건축양식이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저녁에는 도착 후 숙소에 짐을 풀고 트리아나 지구 혹은 구시가지 중심에서 지역 음식과 와인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5일차 – 세비야의 역사와 예술, 열정의 도시를 느끼는 하루
다섯째 날은 세비야 탐방에 온전히 집중하는 날입니다. 먼저 방문할 곳은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evilla)과 히랄다 탑(La Giralda)입니다. 이곳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며, 화려한 내부 장식과 콜럼버스의 무덤으로 유명합니다. 히랄다 탑은 원래 이슬람 사원의 미나렛이었으나 이후 개조되었으며, 탑 꼭대기에서는 세비야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합니다. 이어지는 일정은 중세 이슬람 궁전의 진수를 보여주는 알카사르 궁전(Real Alcázar)입니다. 유럽 왕궁 중 현역으로 사용되는 유일한 궁전이며, 영화 <왕좌의 게임>의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섬세한 아라베스크 문양과 대칭 구조, 정원과 연못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동화 속 성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오후에는 플라사 데 에스파냐(Plaza de España)를 방문합니다. 이곳은 스페인 광장이라는 이름처럼 국기 모양의 분수와 타일 벽화들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장소로, 결혼 사진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저녁에는 플라멩코 공연을 감상하며 스페인의 정열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로컬 공연장은 물론 관광객 대상 공연장도 다양하니 예약은 필수입니다.
6일차 – 세비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귀국 준비
여행의 마지막 날인 여섯째 날에는 아침 일찍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 후, 남은 시간 동안 마지막 쇼핑을 즐겨보세요. 세비야의 로컬 마켓이나 수공예 상점에서는 도자기, 세라믹 타일, 플라멩코 소품, 올리브 오일, 향신료 등 이국적인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성당 근처에서 가벼운 브런치를 즐기며 여행을 되돌아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공항으로 이동 후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를 경유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며, 머릿속에는 잊을 수 없는 스페인 남부의 풍경과 문화, 음식과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가 깊게 남게 될 것입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박 6일의 일정 속에서 스페인 남부는 다양한 표정을 보여줍니다. 이슬람 문화의 정수 그라나다, 자연의 감동 론다, 감성 마을 미하스, 해양 도시 말라가, 그리고 정열의 도시 세비야까지. 이 여정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 스페인 사람들의 삶과 예술, 시간을 여행하는 특별한 경험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