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이 다시 활짝 열린 지금, 해외로 나서는 이들에게는 설렘만큼이나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간과하기 쉬운 항목이 바로 ‘건강상태 신고서’ 제출 여부입니다. 예전처럼 자유롭게 떠나기 쉬워진 것 같지만, 각국은 여전히 자국민 보호를 위해 입국자의 건강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신고 절차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감염병 대응 시스템이 세분화되면서, 국가마다 요구하는 방식이나 내용이 조금씩 달라졌고, 일부는 온라인으로 미리 등록해야 입국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여행자 입장에서 헷갈리기 쉬운 건강상태 신고 관련 절차를 중심으로, 어떤 국가에서 제출이 필요한지, 실제 공항에서는 어떤 흐름으로 작성하는지,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상세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1. 국가마다 다른 건강신고서 규정 – 미리 확인이 안전한 이유
나라에 따라 건강 신고서 제출 의무는 크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2024년부터 다시 건강정보 신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 세관이 운영하는 온라인 시스템 또는 위챗(WeChat)을 통해 출국 전 직접 입력해야 하며, 기침, 열, 감염병 이력 등 세부 항목을 작성한 뒤 QR코드를 받아야 공항에서 통과할 수 있습니다. 반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현재까지 별도의 건강신고서를 요구하지 않고 있지만, 기내나 입국 심사 전 체온이 높거나 감염 의심 증상이 발견될 경우 현장에서 예외적으로 작성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필리핀은 여전히 ‘eTravel’이라는 통합 시스템을 통해 입국 전 여행자 정보를 입력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건강 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항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일반 여행자에게 건강신고서를 요구하지 않지만, 질병통제센터(CDC)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할 경우, 항공사 또는 국경관리소에서 자체 양식 작성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일본은 공식적으로 건강 신고 시스템을 종료했지만, 공항 검역소에서 입국자 개별 상태에 따라 즉석에서 확인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관련 서류를 지참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런 차이는 단순히 국가별 방침이라기보다는 질병 발생 상황, 입국자 수, 검역 인프라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여행 전 최신 공지사항을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2. 공항 내 건강상태신고서 신고 방식 – 종이 양식 vs 전자 등록 시스템
건강상태 신고는 제출 방식에 따라 현장 수기 작성과 사전 전자 등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종이로 기입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입국 심사 전 단계인 검역소나 보건소 데스크에서 이루어지며, 주로 항공편 정보, 개인 인적사항, 증상 유무, 최근 2주간 여행 이력, 전염병 노출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기입하게 됩니다. 이때 체온이나 기침 등 증상이 있다고 기재하면 별도 검사를 받거나 격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전자 신고 시스템을 활용하는 국가는 보다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세관 건강신고 앱’을 통해, 필리핀은 ‘eTravel’ 웹사이트에서 여행 출발 전에 미리 정보를 등록해야 하며, 등록 후 생성된 QR코드를 공항에서 제시하면 검역절차가 간소화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입력 완료 시 QR코드나 확인 번호를 제공하며, 입국장에서는 이 코드만 제시하면 별도 서류 작성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단, 일부 항공사나 공항은 전자코드 화면 캡처를 인정하지 않거나, 인쇄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종이로 출력해 가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됩니다. 추가로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이 건강상태 신고서를 배부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공항 검역소의 기본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정확히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발열이나 기타 감염병 의심 증상이 비행 중 발생한 경우, 해당 신고서가 향후 격리 여부 판단에 핵심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3. 신고서 작성 시 꼭 주의해야 할 사항 – 허위 기재는 치명적인 실수
건강상태 신고서의 중요성은 그 자체가 ‘법적 효력’을 지닌 문서라는 데 있습니다. 일부 여행자는 단순히 형식적인 절차로 여기고 내용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누락하기도 하지만, 이는 국가에 따라 형사처벌 또는 입국 불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는 건강신고서 허위 기재 시 최대 1만 싱가포르 달러의 벌금과 징역형이 가능하며, 미국의 경우 CDC 요구사항을 무시하거나 거짓 응답을 할 경우 이후 ESTA 거절 또는 비자 심사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서에는 단순 증상 유무 외에도 백신 접종 여부, 확진 또는 격리 이력, 최근 의료기관 방문 여부, 전염병 환자와의 접촉 여부 등을 상세히 기재하는 항목이 포함되며, 특히 백신 증명 관련 항목은 영문 이름 표기 및 여권 정보와 일치해야 전산 오류 없이 처리됩니다. 국가에 따라서는 영문 진단서 또는 영문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해당 서류를 여행 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신고 과정 중 일부 국가에서는 검역관의 구두 질문이 추가되거나 체온 측정, 별도 증상 확인 절차가 이어지기도 하며, 이때 앞서 작성한 신고서와 내용이 다를 경우 의심을 살 수 있으므로 일관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본인의 건강 이상 유무를 성실히 신고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현지 국민과 타 여행자의 안전을 지키는 기본적인 도리이자 책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해외여행은 더 이상 단순한 여권과 항공권만으로 가능한 시대가 아닙니다. 특히 건강상태와 관련된 신고 및 검역 절차는 여전히 각국에서 민감하게 다루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할 경우 입국 자체가 차단될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건강상태 신고서의 요구 여부는 나라별로 다를 뿐 아니라, 같은 국가라도 시기와 질병 발생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동되기 때문에 출국 전 최신 정보 확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아울러 신고서 작성 시에는 단순한 ‘체크리스트 작성’이 아니라, 본인의 건강 상태를 정직하게 고지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사전에 챙기는 ‘적극적인 입국 준비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확실한 정보 파악, 영문 서류 준비, 출력본 확보, 모바일 등록 등 꼼꼼한 사전 조치는 여행을 보다 안전하고 원활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현명한 여행자라면, 목적지의 풍경만큼 입국 절차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법입니다.